데이터센터 BOM(Bill of Materials, 부품 명세서) 분석은 AI 서버 한 대의 원가 구조를 분해해 어느 부품이 빠르게 커지는지를 보여준다. VR200 NVL72 랙 기준으로 메모리가 +435%로 가장 컸지만, 그 다음 줄에 PCB +233%, MLCC +182%, ABF 기판 +82%가 있었다. 비중은 작지만 증감률이 최상위권인 이 항목들이 본 리포트의 출발점이다.
이 항목들을 한국 기업으로 연결하면 한 회사로 수렴한다. 삼성전기다. MLCC는 컴포넌트 사업부, ABF 기판(FC-BGA)은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그리고 차세대 유리기판까지. BOM에서 폭증하는 세 항목에 모두 노출된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이것이 본 리포트가 삼성전기를 BOM이 가리킨 한국 최선호 부품주로 보는 이유다.
수혜는 이미 실적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는 2026년 1분기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3조 2,091억원, 영업이익 2,806억원이다. 일회성 비용 714억원을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약 3,520억원으로, AI 서버·전장용 MLCC와 AI 가속기·CPU용 FC-BGA 공급 확대가 견인했다.
세 축의 사이클 위치가 다른 점이 중요하다. MLCC는 가격 상승 사이클 초입이고, FC-BGA는 2026년 하반기 구조적 공급 부족이 본격화되며, 유리기판은 2027~2028년 양산을 앞둔 차세대 옵션이다. 한 축이 정점을 지나도 다음 축이 이어받는 구조다.
답은 Yes, but이다. BOM이 가리키는 한국 최선호 부품주가 삼성전기라는 명제는 분명하다. MLCC·ABF·유리기판 3중 노출은 다른 한국 기업이 갖지 못한 구조다. 단 밸류에이션이 2027년 추정이익 기준 PER 약 73배로 글로벌 부품 피어 대비 크게 높고, 주가가 이미 다수 증권사 목표가를 추월했다. 좋은 회사라는 것과 지금 가격이 좋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